엄미금 Um Mi Keum

ARTIST

엄미금Um Mi Keum

생몰연도
1959
국적
한국
분야
회화
작업 연대기 · 네 연작 보기 ↓
01

작가의 철학

내 작품으로 보고 위로받고 행복해 했으면 한다. 그것이 나의 철학이다. 내 작품을 보며 담론을 나누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무엇이 좋고 옳고 바람직한지 서로 얘기 나누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 할 것 같다. 내 작품이 그 어떤 가치를 지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 작품은 그만큼 가치가 있게 될 것이다. 내게 예술은 행복한 고민 속에 피어나는 한숨 같은 것이다. 나는 전시를 할 때 벌거숭이가 되는 것 같다. 그래도 행복한 고민이 만든 작은 탑들이라고 생각한다.

03

나만의 조형 언어

민화 작업 중에서도 나는 특히 책거리 그림을 가장 사랑했다. 석사 논문 또한 《조선후기 책거리도 연구》로, 책거리에 담긴 상징성과 미학적 구조를 깊이 탐구하였다.

이후 나는 현대의 시점에서 책거리의 핵심이 ‘독서의 가치’에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고, 책이라는 오브제를 조합하거나 해체하며 새로운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물로 2023년 아트조선갤러리에서 《The Page》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 속에서 책은 단순한 소재를 넘어, 나의 회화가 말을 거는 언어가 되었다.

04

작업 과정과 방법

민화를 작업 할 때는 한지에 천연재료를 사용했다. <책거리그림>병풍인 경우 6개월에 걸려 완성할 때도 있었다. 크기에 따라 완성 기간이 달라진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The Page> 는 여백을 처리하는데 많은 생각을 한다.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이나 별이 하얗게 보이는 건 그 배경이 어둡기 때문이다. 하얀 종이에 검정 글씨로 채워진 책을 볼 때 검정 글씨를 읽지 그 배경인 종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 달과 별이 보이는 것도 배경 때문이고, 글자가 보이는 것도 흰 종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제 그림 못지 않게 여백에 대해 많이 신경을 쓴다.

05

재료와 감정

작품에 따라 다르다. 한지에 그릴 때는 분채나 석채를 사용한다. 기법은 물붓으로 글라데이션을 주면서 명암을 나타내어 시간이 가면 갈수록 착색이 되어 훨씬 깊이 있는 그림으로 편안해진다고 본다. 지금은 캔버스에 아크릴이나 고서를 훼본하여 콜라주를 해서 겉모습 뿐 아니라 내용까지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수정해 주세요.

06

작업의 전환점

2000년 초, ‘에꼴드가나(Ecole de Gana)’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나의 작업에는 큰 전환점이 찾아왔다. 세밀한 표현과 디테일에 집중하던 기존의 시선에서 벗어나, ‘비워진 그릇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몰입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유의 흐름은 《여의》 시리즈로 이어졌고, 그 과정을 통해 내 그림은 점차 미니멀한 형태와 사색의 공간을 갖추게 되었다. 이후에는 그 연장선에서 《The Page》 시리즈를 전개하며, 여백 속에서 의미를 탐구하는 나만의 화법을 확립하게 되었다.

UM MI KEUM · ARTISTIC CHRONOLOGY

엄미금의 작업 연대기

민화에서 인문추상으로

엄미금의 30년은 민화의 채색 전통에서 출발해, 책가도의 공간 구조를 해체하고 ‘마음의 그릇’과 ‘한 장의 Page’라는 사유의 단위로 옮겨 가는 하나의 연속된 궤적이다. 형식은 바뀌었으나 질문은 하나였다 — 인간은 무엇을 담고, 무엇을 넘기며 완성되는가.

네 개의 연작은 순차적으로 끝나고 시작하는 단절의 단계가 아니라, 서로 겹쳐 흐르는 병행의 층위다. 민화는 모든 연작의 원천으로 남아 있다.

I 1995년경부터

민화잃어버린 색채를 찾아서

주요 재료
장지·한지, 먹, 수간분채·석채
핵심 개념
전통 채색의 체득, 삶에 대한 긍정

한국의 채색화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고려·조선 불화, 그리고 민화에 이르기까지 한 민족의 삶과 욕망, 정서를 담아온 시각언어다. 그중 민화는 복을 기원하는 긍정의 미학이자, 익살과 해학으로 생활을 가꾸는 민중의 형식이다.

엄미금은 민화의 자유분방한 구도와 다양한 크기·형태·색상에서 현대예술이 지향하는 탈규범의 가능성을 읽어냈다. 이 시기의 작업은 전통의 재현이자 동시에, 이후 모든 연작의 문법이 될 형식적 어휘를 체득한 과정이다. 독일과 스웨덴에서의 전시는 민화를 타자의 시선 앞에 세우며, 그것이 민족적 유물이 아닌 동시대의 언어일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민화의 독특한 구도와 해학은 오히려 현대예술이 지향하는 자유분방함에 있다.”

작가의 말

연대 사항

  • 1995년경: 민화 연구의 중시조 조자용, 민속학자 심우성의 권유로 민화 제작을 시작
  • 2003: 제1회 개인전 「잃어버린 색채를 찾아서」, 함부르크 쿤스트스투크 갤러리(독일)
  • 스톡홀름 비엔날레(스웨덴) 참여

대표작

  • 〈책가도〉, 2000. 장지에 먹, 수간분채. 43 × 87 cm (× 8)

미술사적 좌표

조선 후기 민화·책가도 전통, 동양미술의 기운생동과 자연·인간의 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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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2005년부터

민화와 어린왕자구도자의 형상

주요 재료
순지·캔버스, 수간분채·유채·아크릴
핵심 개념
동서양 구도자 형상의 접목

민화의 구성 요소 사이에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가 등장한다. 그러나 이 접목은 동화적 환상의 차용이 아니라, 혼탁한 현실을 건너는 작가 자신의 꿈을 민화의 형식으로 재현한 ‘철학적 동화’다.

주목할 지점은 작가가 어린왕자를 수월관음도의 선재동자와 함께 생각한다는 것이다. 진리를 찾아 길을 나선 어린왕자와 동자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하나의 원형, 곧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구도자의 형상으로 만난다. 민화는 이제 기복의 형식에서 자기 성찰의 형식으로 이행한다.

“순수함과 진실에 대해 고민하며 혼탁한 세상을 건너고 있는 나에게 새로운 나를 되돌아보게 하였다.”

작가의 말

연대 사항

  • 가나아트센터에서 사석원, 고영훈, 전병헌, 임옥상 등에게 수학
  • 남천 송수남과의 공부를 계기로 동일 도상의 반복 재생산에서 벗어나려는 변화를 모색
  • 재료의 전환: 한지에 분채·석채 → 캔버스에 유채·아크릴

대표작

  • 〈어린왕자〉, 2006. 순지에 먹, 수간분채. 53 × 56 cm

미술사적 좌표

불화(수월관음도)의 도상 전통에서 출발해, 21세기적 개인 서사의 확장으로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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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2015년부터

여의(如意)마음이 담긴 그릇

주요 재료
한지(100호), 캔버스에 아크릴
핵심 개념
그릇 = 마음·인격의 은유

‘여의’는 마음에 품은 뜻이 그대로 이루어짐을 뜻한다. 책가도의 수많은 기물 가운데 작가가 건져 올린 것은 단 하나, 그릇이다. 배경을 비우고 그릇만을 화면에 남기는 이 선택은 동양회화의 여백과 미니멀리즘의 환원이 만나는 지점이다.

그릇에 담긴 석류·복숭아·포도·수박은 다산과 부귀영화의 전통적 상징이다. 하지만 작가에게 그릇은 물질의 용기를 넘어 사람의 성격·인격·됨됨이를 비추는 은유적 형식이다. 그리하여 ‘여의’는 행복에 대한 소망과 그것을 담는 주체를 동시에 묻는다.

“그릇은 곧 사람의 인격이고, 성격이며, 됨됨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말

연대 사항

  • 석사학위 논문 「조선후기의 책거리도 연구」 집필 — 책가도에 대한 학술적 탐구가 연작의 토대가 됨
  • 책가도 속 과일 담긴 그릇을 100호 한지에 단순화한 첫 작업에 ‘여의(如意)’라는 제목을 부여
  • 다수 잡지 게재 및 덴마크 가구회사 ‘덴스크’로부터 작품 의뢰

대표작

  • 〈여의(如意)〉, 2018. 캔버스에 아크릴. 130 × 130 cm

미술사적 좌표

책가도의 기물 도상에서 출발해, 미니멀리즘의 형태 환원과 동양의 여백 미학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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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2023년 개인전 · 이후 전개

The Page한 장씩 넘겨 완성되는 삶

주요 재료
캔버스에 아크릴, 콜라주
핵심 개념
책가도의 해체, 인문추상

작가에게 Page는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지식을 구조화하고 사고를 확장하는 단위다. 책가도의 사각형 분할, 역원근법, 다시점, 평면화법은 이미 입체주의를 연상시키는 조형 논리를 품고 있었다. 작가는 그 책더미를 해체해 기하학적 도형으로 재구성하고, 최대한 미니멀하게 환원했다.

이 연작은 다섯 개의 층위를 거치며 심화된다.

책가도의 해체

책더미를 기하학적 면으로 분해하고, 관람자가 사유할 여백을 둔다. 마크 로스코의 단순함과 진심을 경유해 감정을 색으로 담는다.

훈민정음의 천·지·인

하늘(·), 땅(ㅡ), 사람(ㅣ)으로 이루어진 훈민정음의 조형 원리를 화면의 구조 어휘로 끌어들인다.

시간의 콜라주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현대 신문지까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중첩한다. 인간은 기억·지식·경험이 켜켜이 쌓여 완성된다는 사유의 물질화다. 화면 하단의 직사각형 면은 무언(無言)의 여백이 된다.

우연과 찰나

뿌리고 번지는 기법이 인물과 부딪히며 삶의 흔적과 감정을 남긴다.

움직이는 존재 (최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을 콜라주해, 명상적 공간 속에 겹쳐지는 운동으로 존재를 시각화한다.

초기 The Page가 ‘기쁨의 한 장, 슬픔의 한 장을 넘겨 삶을 완성한다’는 수동적 성찰이었다면, 최근의 화면은 단단하고 주체적인 자아로 거듭나려는 능동적 의지로 이동한다. 작가 스스로 ‘책이란 명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소극적 작업’이었다고 돌아보는 지점에서, 연작은 비로소 자기 극복의 서사가 된다.

“단단하고 주체적인 자아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

작가의 말

연대 사항

  • 2023.11.28–12.09: 아트조선스페이스 개인전 《The Page》
  • 안현정 평론가, 작가의 작품을 ‘인문추상’으로 규정
  • 전시 이후 훈민정음, 콜라주, 뿌리기·번짐, 인물 콜라주로 연작을 확장
공식 전시 안내 ↗

대표작

  • 〈The Page〉, 2023. 캔버스에 아크릴. 30 × 30 cm (× 18)
  • 〈The Page〉, 2026. 캔버스에 콜라주. 30 × 30 cm

미술사적 좌표

책가도의 다시점·평면성에서 출발해 입체주의적 분할, 로스코의 색면추상, 추상표현주의의 행위성을 거쳐 ‘인문추상’이라는 고유한 사유의 층위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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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재현에서 사유의 추상으로

엄미금의 궤적은 ‘전통의 재현’에서 ‘전통의 해체’를 거쳐 ‘사유의 추상’에 이르는, 연속된 지식의 진화다.

오랜 시간 익혀온 전통과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사유로 조형언어를 이어간다.

책가도는 엄미금에게 하나의 화목이 아니라 30년을 관통하는 사유의 축이다. 그 안의 그릇은 ‘여의’가 되었고, 책은 ‘The Page’가 되었다. 앞으로의 과제는 최근 등장한 ‘움직이는 인물’이 민화의 해학과 로스코적 명상 사이에서 어떤 고유한 시간성을 획득하느냐에 있다. 그것이 성취될 때, 인문추상은 하나의 평어에서 하나의 양식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SELECTED WORKS

작업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

대표작 1 이미지

01 / REPRESENTATIVE WORK

<어린왕자>, 2004, 수간분채 장지, Acrylic, oil on Canvas, 162x97

별들을 여행하면서 진리를 찾는다는 내용을 민화와 접목시켜서 작업 했다.

대표작 2 이미지

02 / REPRESENTATIVE WORK

<여의(如意, )2014, 수간분채 장지, Acrylic, oil on Canvas, 130x130

좋은 마음을 먹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여의길상(如意吉祥)이나 모든일이 뜻대로 이루어 진다는 만사여의(萬事如意)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표작 3 이미지

03 / REPRESENTATIVE WORK

<The Page>,2023, Acrylic on Canvas,The Page, 2023, Acrylic on canvas, 30x30x(18)cm. /아트조선

지혜의 창고인 책을 훈민정음의 모음과 자음를 사용해서 작업을 하고 고서를 이용해 콜라주하기도 하면서 지나간 시간과 기록을 담아내려 했다.

BIOGRAPHY / CHRONOLOGY

전체 약력 보기
학력 1.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불교미술학과 박사수료 2.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재학과 석사졸업 (민화전공) 주요경력 現) 사단법인 문화예술의 향기 이사장 現) 문화유산국민신탁 회원 現) 한국단청협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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